미생물의 개수를 직접 세거나 집락을 확인하여 정량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인 건조 중량과 흡광도(탁도) 측정에 관해 설명합니다. 또한, 흡광도 측정 시 자주 활용하는 표준 곡선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미생물을 정량하는 직접 측정법(Direct measurements)인 평판
분석법과 직접 계수법을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미생물의 개수를 직접
도출하는 것이 아닌
간접 측정법(Indirect measurements)에 해당하는 건조 세포 중량과 흡광도에 대해 설명해보려 합니다.
건조 세포 중량(Dry cell weight) 측정법
특정 시료의 건조 중량을 측정은 시료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난
건조물의 무게를 재는 것입니다.
미생물의 건조 세포 중량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균체 수거: 배양된 세포를 원심분리나 필터 등의 방법으로 수거합니다. 이때, 균체 외의 다른 고형분이 있을 경우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배지 성분에 불용성 물질이 있으면 영향을 받겠죠.
- 균체 세척: 균체가 머금고 있는 배지 성분을 최대한 세척하기 위해 생리 식염수나 완충 용액 등으로 균체를 풀었다 수거하는 과정을 2회 이상 반복합니다.
- 건조: 열처리 또는 동결 건조 등의 방식으로 수분을 제거합니다.
- 방랭: 건조 시료를 데시케이터에 넣어 시료의 온도를 실온의 온도와 동일하게 맞춰줍니다.
- 건조 세포 중량 측정: 건조 시료의 무게를 측정합니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mg 또는 g 수준의 단위로 측정됩니다.
위 과정의 세부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흡광도(Optical density, OD) 측정법
탁도(Turbidity)란?
탁도는 혼탁한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따라서 액체 내에 불투명한 물질이 많아질수록
탁도는 높아지게 됩니다.
미생물이 증식하면 세포의 증량이 이루어지고,
세포는 용해되지 않는 성분이기 때문에 증가할수록 탁도를 올라가게 합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미생물의 증식을 탁도 측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흡광도 측정 방법
탁도는 빛의 투과 정도를 통해 측정하게 됩니다.
위 그림과 같이 투명한 액체일 때는 통과하는 빛이 그대로 통과합니다(그림
왼쪽).
하지만
불용성 물질이 포함된 경우에는 빛이 입자에 부딪혀 굴절되기 때문에 반대편의
빛 투과율이 감소합니다.
이러한 투과율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기계가
분광 광도계(Spectrophotometer)입니다.
이때, 측정 시료의 흡수 파장 범위에 맞춰 빛을 쏴주는 광원의 파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균체와 같은 시료를 측정할 때는 보통 600~660 nm에서 측정하게 됩니다.
흡광도를 이용한 각종 물질의 분석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표준 곡선(Standard Curve or Calibration Curve)
생균수를 분석할 때는 평판법의 경우 최소 24~48시간 정도의 배양 시간이 필요하고,
총균수 분석의 경우 현미경을 보면서 직접 세야 하는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건조 세포 중량과 흡광도는 간접 측정을 통한 정량법입니다. 즉, 균체의 개수를
직접 세는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비교적 간편하고 빠르게 분석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흡광도는 시료 잘 섞어서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
극강의 편리함입니다.
그런데
균 개수가 바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이 수치들만 가지고는 상대적인 비교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표준 곡선입니다.
표준 곡선이라는 것은 두 가지 수치의 선형
회귀(Linear regression) 그래프를 얘기합니다.
미생물 정량에서는
각 시료의 직접 분석법에 의한 결과와 간접 분석법에 의한 결과를 X축과 Y축에
동시에 나타냄으로써 회귀식을 도출하는 과정입니다.
미생물학 실험에서는 주로 평판법으로 분석한
시료 내 CFU 결과와 OD 측정치의 관계를 많이 활용합니다.
이 두 수치를 동시에 측정해서 시료마다 이 두 값을
이용하여 좌표 평면에 점을 찍고, 회귀 분석을 통해 이 점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일차식을 얻어냅니다.
이 일차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설명력(일반적으로 결정 계수(R2)
> 0.99)일 경우, 그다음부터는 흡광도만 측정하여 해당 식에 대입하면
생균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노동이 필요한 생균수 분석 결과를 흡광도를 통해
간편하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혹시 회귀식이라는 게 잘 이해되지 않으실 수
있는데, 위 표준곡선은 간단하게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OD가 X일 때 CFU가 얼마인지 나타낸 거구나!”
표준 곡선 한 번만 만들면 이제 생균수나 총균수 분석은 더 이상 필요 없나?
앞서 설명한 편의성으로 인해 표준 곡선은 정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CFU-OD
표준 곡선을 한 번 작성해 놓으면 동일한 균을 실험할 경우 더 이상 생균수를
측정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생물의 종류, 배양 조건, 증식 단계 등에 따라 생균수와 사균수의 비율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균은 죽으면 균체가 터져서 흡광도에 대한 기여도가 감소되는
경우도 있지만, 또 어떤 균은 그대로 균체가 남아있어 흡광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균이라 하더라도 배양 조건과 회수 시간에 따라
죽어있는 균의 개수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표준 곡선은
그 회귀식을 도출한 시료와 동일한 조건의 배양에서 회수된 시료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만약 다른 조건의 시료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그 시료들도 함께 적용하여 표준 곡선의 회귀식에 잘 부합하는지
확인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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